[남자의 먹거리]악명높은 풀무원 돈코츠 라멘 직접 먹어본 후기

ET의 리뷰/음식, 맛집|2018. 8. 13. 01:32

풀무원 돈코츠 라멘 시식기

 

 

1.풀무원 돈코츠 라멘

남자는 라면을 좋아한다. 어릴 적 부모님은 라면은 몸에 해롭다며 먹지 못하게 하였다. 하지만 할아버지댁에 가면 먹을 수 있는 라면은

어린 시절 놀 거리 하나 없는 낡은 슬레이트 지붕의 허름한 집의 방문을 기다리는 유일한 낙이었으리라.

그런 라면사랑은 군대에서 먹어본 볶음 라면으로 정점을 찍었고 아무래도 나의 추억의 모든 곳에는 라면이 있었던 것 같다.

라면과 인연이 없던 적도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나의 첫 해외 여행은 일본이였다. 라멘과 우동의 나라! 하지만 면과의 인연은

그 당시 엇갈린 첫사랑과 같이 일정상의 이유로 푸드코트코너의 라면으로 만족해야 했고 그때의 라멘은 그냥 [한국의 라면과 다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물론 한국에도 일본의 본연의 맛을 담은, 혹은 그 이상의 라멘집이 많고 즐겨찾는 단골집도 몇곳 있을만큼 라멘또한 나의 일상에 다가왔다.

하지만 새벽 축구 경기를 기다리며 출출할때 먹는 우리의 라면같은 존재가 아닌 찾아가서 먹는 외식인놈이였다.

 

" 그런 라멘이 내방 책상에 왔다 "

 

우동은 생X 우동, 가S오 우동 등 편의점만 가도 접하기 쉬웠고 라면이 질릴때쯤 해장으로 국물이 일품인 놈들이였는데 이 돈코츠 라멘은

SNS의 악명과는 다르게 집근처의 편의점에서 찾기 힘들었지만 우연히 일찍끝난 회포의 아쉬움을 풀고자 들린 편의점에서 이놈이 반겨주었다.

 

 

2.구성

 

정갈한 자태의 세녀석이 나를 마주하였다.

분말이 액상으로 바뀐 점을 제외하면 보통 면제품이 그렇듯 면,액상,건더기 스프 세 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우리는 유탕제품이 아닌 생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얼핏보면 마트에 파는 쉽게만드는 파스타의 생면 같기도 하고 중화요리의 면과 같은 느낌도 들고 있다.

식욕을 자극하는 저 노란 면발은 색소가 첨가된 거라는 소리를 얼핏 들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랴..

 

물론 우리가 기대한 돈코츠의 꽃 아니 전부인 차슈가 없다는 것인데 2000원대 제품에 무엇을 바라리,

외로운 주말 혼술 소주한잔을 들이킨 쓰린 속에 돼지육수가 속을 감싸주기만 한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조리를 시작하였다.

 

3.조리

 

이녀석은 간단하다.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넣어 기다리면 된다. 뚜껑을 덮지 않는것이 포인트

전자렌지라는 첨단도구가 필요한 번거러운 조리법이지만 생면과 전자렌지라는 점에서 우리가 흔히 먹던 그 컵에든 라면과는 뭔가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나를 설래게 하였다.

 

 

 

기대는 잠시뿐...건더기 스프를 보자

건조된 파와 유부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돈코츠 라멘이다. 유부 우동이 아니다. 물론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무심한듯 한숟가락 뿌려주는 고속도로 우동의 그 양에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상품 기획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왜 있는지 의심 가는 놈을 의심 갈 만큼 적게 준다는 것은, 진지공사 구색맞추는 그 떄 그 행보관님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의문을 갖지만 음식은 맛이 모든것을 보여줄 뿐 마져 뜨거운 물을 부어주기로 하였다.

 

 

 

 

 

액상스프는 맛은 아직 모르지만 뭔가 진하게 농축된, 컵반 시리즈의 사골국밥에 들어가는 액상스프와 흡사했다.

그리고 건더기 스프는 꼭 조리후 넣으라 강조하였길래 조리후 부어주었다. 부실한 건더기는 삶은 계란을 넣어주면서 보완을 하였다.

 

이녀석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라 다 넣지 않고 무엇을 넣든 괜찮게 만든 녀석임을 알 수 있었다.

 

4.시식


 

우리는 무수한 생각 끝에 2분 30초가 지나고 조리된 돈코츠 라멘을 앞에 영접했다. 모든 국물이 있는 면류가 그렇듯 국물을 한 모금 하였다.

 

"진하지만 깊지 않다."  누가 먹어도 돼지고기로 만든 육수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누가 먹어도 돼지육수라고는 못할것 같은 맛이다.

특유의 느끼함을 되살리고 싶었다면 백점만점의 백점..

 

다음은 면으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노란 면은 쫄면과 가락우동을 반반 섞어놓은듯한 식감을 갖고 있었다. 면은 맛있었지만 라멘의 면이라고 하기에는 글쌔...

 

 

 

총평: 신맛..신맛...신맛

 

기름에 삶지 않는 면들은 천연방부제로 식초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 녀석은 신맛이 강하다.

먹는 종종 계속 입안에서 신맛이 멤돈다... 느끼한 돈코츠 육수의 맛을 중화시키기 위함일까...?

미식가가 아니기에 뛰어난 맛을 바라지는 않지만 신맛이 난다. 아니 정확히는 쉰맛이랄까?? 한번 면을 삶아 신내를 제거하고 조리하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이 녀석과의 인연은 여기까지로 하고 추억으로 간직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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